“조선 애들도 컴퓨터 배워야 바보 안돼”
기관 ·개인 컴퓨터 급속히 확산…“인터넷 빼고 다해”    ( 2007-12-05 )
 
 
요즘 북한에서는 평양과 청진, 신의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인용 컴퓨터(PC)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북한 당기관 및 행정위원회 사무실과 중학교에도 컴퓨터 보급으로 자료 전산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북한 주민등록 전산화 작업은 지난 7월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기점으로 완료됐다.

평안북도 신의주 한 소식통은 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도급기관들은 물론 동 사무소도 컴퓨터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대도시 부자들도 자식 교육을 위해 너도 나도 컴퓨터를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대중 무역을 통해 큰 돈을 모은 신흥부자를 중심으로 '외부 사회는 컴퓨터를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우리 아이들도 컴퓨터를 배워야 바보가 안된다'는 의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 보급된 컴퓨터 대부분은 중국과 한국제품이다. 공식적인 대북 무역라인을 통해 들어가고 있으며, 일부는 밀수로 들어가고 있다. 한국산 컴퓨터도 한국어 프로그램(한글 등 소프트웨어)만 제거하면 통관이 된다. 북한은 자체 개발한 조선말 프로그램 '단군'과 '창덕'을 사용한다.

일부 부유층은 중국에서 밀수한 최신형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상당수는 중국에서 가져온 중고 팬태엄4급 이하 사양의 컴퓨터가 도입돼 있다. 북한 신의주에서는 중고 브라운관 모니터를 첨부한 컴퓨터(팬티엄2급)는 100~120달러, LCD 화면이 달린 컴퓨터는 300달러에 거래된다. 중고 노트북은 약 300달러를 호가한다.

그는 “컴퓨터들은 비록 인터네트(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지만,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을 거의 다 활용하고 있다”면서 “주민 전산화 작업도 완료됐고, 평양에는 도서관 간에 네트워크도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터넷 케이블망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국가이다. 북한은 인터넷 국가코드(kp)를 부여받으면서도 도메인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인터넷을 이용할 수는 없지만 Word, Excel, Photoshop, 개별 컴퓨터에 설치 돼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을 사용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2000년 이후로 개인과 회사들을 통해 중국과 일본, 한국으로부터의 신제품 및 중고 컴퓨터 수입이 부쩍 늘어났다. 2001년경에는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을 비롯한 북한 주요대학들에 2000여대의 삼성, LG, 삼보 컴퓨터(펜티엄4급)들이 공급되었다.

김 씨는 “조선사람들은 컴퓨터도 브라운관식이 아닌 액정화면을 더 선호하고 있다”면서 “유입된 컴퓨터는 대부분이 중국산이며, 한국산 컴퓨터인 삼성, 엘지, 삼보 컴퓨터도 퍼져있다”고 말했다.

국내 네트워크 이용한 전자도서 서비스 가동

북한에서는 인터넷사용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대학교와 중학교에서는 프로그램작성법을 위주로 컴퓨터교육을 진행한다. 전국의 영재학교들과 대학의 컴퓨터전공자들 속에서는 차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육성한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주요기관으로는 조선컴퓨터센터(KCC), 평양프로그램센터(PIC), 과학원(Academy of Sciences) 등이 있다.

2002년부터는 북한은 인민대학습당과 김일성종합대학 도서관, 김책공업종합대학 전자도서관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신설하고 이를 평양시와 지방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평양의 일부 가정들에서도 인민대학습당의 전자도서 서비스를 이용이 가능하다.

한편 컴퓨터의 유입으로 디지털 카메라 사진촬영도 덩달아 늘고 있다. 김 씨는 “사진관에서도 일체 디지털 사진을 찍고 있다”며 “찍은 즉시 컴퓨터로 작업해 한 장당 1천원에 현상 해주고 있다. 과거에는 프린터로 출력도 했으나 최근에는 디지털 인화기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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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HIS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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