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왕

동서남북 사방에서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

원래는 고대 인도에서 세계의 수호신이었던 것을 불교가 수용한 것이다.

동방의 지국천왕(持國天王),
남방의 증장천왕(增長天王),
서방의 광목천왕(廣目天王),
북방의 다문천왕(多聞天王) 이다.

저마다 권속을 거느리고 있는 이 사천왕은 힌두교의 사방 수호신과
내용상 동일한 관념을 채택한 것이나, 신의 명칭에서 그 원어까지 동일하지는 않다.

아비달마 불교가 확립한 세계관에 의하면 세계의 중앙에 우뚝 솟은 수미산의 정상에는
도리천이라 불리는 신들의 세계(33천)가 있고, 이 수미산의 중턱을 둘러싸고 사방에 사천왕의 세계가 있다.

도리천의 우두머리 신이 제석천(帝釋天：힌두교의 인드라)인데,
불교에서는 사천왕이 모두 제석천의 명을 받아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동작을 살펴 보고한다고 믿었다.

본래 사천왕의 형상을 표현하는 데 정해진 외모는 없었으나,
중국으로 전래되는 과정에서 무장한 장군의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각 절의 사천왕문에서 보이듯 갑옷을 두르고 무기 등을 들고서
발로 악귀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것이 통례이다.

북방을 수호하는 다문천왕만을 따로 신앙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이 경우에는 비사문천(毘沙門天)이라 불린다.

출처: 브리태니커

원시경전인 장아함경에는, "사천왕은 그 방위에 따라 각기 자리를 담당하고 정법을 수호하고 마귀의 습격을 방지한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동방 지국천왕(持國天王)

동방 지국천왕은 수미산 중턱의 동쪽 영역을 관장하는 천왕(天王, Deva)이다. 아쇼카왕경이나 방등대집경에 의하면, 수미산을 다스리는 제석천 또는 부처님이 지국천왕으로 하여금 동방에서 불법을 지키라고 명령하였다고 하며, 그래서 지국천왕은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편하게 할 것을 맹세하였다고 하여 그 이름이 유래된 것이다. 동방 지국천왕의 범어 이름은 Dhritarashtra라고 한다. 고대의 인도 베다(아타르바 베다, 마하브하라타 베다) 등 고문헌에 나타난 신화들에서는 지국천왕이 그 권속으로 '간다르바'를 부린다고 표현되어 있다.


남방 증장천왕(增長天王)

남방 증장천왕은 수미산 중턱의 남쪽에 있는 '유리'라는 지방을 관장하는 천왕(天王, Deva)이다. 범어로는 Virudhaka라고 하며, 그 뜻은 자꾸 늘어난다, 확대된다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그래서 한문으로 증장(增長)이라고 한다.증장천왕은 그 권속으로 굼반다(Kumbhanda)와 프레타(Preta)를 부리며, 굼반다는 배가 매우 부른 모습으로 표현되어 욕심이 매우 많은 아귀라고 하며 '비사사'처럼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 귀신이라고 한다. 프레타는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부리며 보통 6악도(惡道)라고 불려지는 중생들이 거처하는 아귀를 의미한다.증장천왕의 지물(持物)에 대하여, 다리니집경은 왼손을 펴서 칼을 잡고, 오른손에는 창을 잡는다고 하며, 일자불정륜경에는 오른손을 허리에 대고 왼손에 창을 잡는다고 하고, 약사여래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에는 칼을 잡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칼을 잡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서방 광목천왕(廣目天王)

서방 광목천왕은 수미산 중턱의 서쪽에 있는 천왕(천왕, Deva)이다. 범어로는 Virupaksha라고 하며, 그 뜻은 이상한 눈, 추한 눈을 의미를 가진 것으로, 그래서 한문으로는 추목(醜目), 악안(惡眼)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으로는 광목천왕이라고 불리어진다.광목천왕은 고대 인도에서 시바(Siva) 신의 화신으로서 세 개의 눈을 가진데서 유래하며, 그 권속으로 여러 종류의 용(龍)과 부단나(富單那) 등이 있으며, 부단나란 냄새나는 귀신, 아귀를 말하고, 때로는 열병을 앓게 하는 귀신이라고도 생각한다. 특히, 광목천왕의 상징적 지물로는 용이 등장하는데 용은 하늘에서 구름, 비, 천둥 등을 부리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불국사 광목천왕 역시 권속인 용을 표현하여 한 손에는 용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여의주를 잡은 형태이다.


북방 다문천왕(多聞天王)

북방 다문천왕은 수미산 중턱의 북쪽 영역을 관장하는 천왕(天王,Deva)이다. 범어로는Vaisravana라고 하며, Vai는 두루(遍, 普)의 뜻을 가지고, Sravana는 듣는다는 뜻으로, 두루 많이 듣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문천왕은 수미산 북방을 지키면서 부처님의 설법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하는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고대 인도의 아타르바 베다에서는 지국천왕이 암흑계에 머무는 악령의 우두머리로서 재물과 복덕을 주관하는 존재로 표현되어 있다.

 

 卍-사천왕상의 유래와 의미-卍

전통사찰에는 맨 먼저 절 입구가 되는 산문[일주문]이 있고 일주문을 지나면 천왕문이나 금강문, 또는 인왕문과 같은 중문(中門)이 있다.

이들 문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섬뜩함을 느낄 만큼 역동적인 기용과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 신장상들을 볼 수 있다.

이 신장상들의 이름에 따라 그 문의 이름이 정해지는데 금강문[인왕문]에는 금강역사[인왕상]가, 천왕문에는 사천왕상이 봉안되며, 동화사 천왕문의 사천왕처럼 탱화나 벽화 같은 그림으로 그려놓은 경우도 많다.

사천왕상은 천왕문 외에도 사찰의 대문이나 불전의 내외 벽면, 혹은 불상의 외호로써 불보살 탱화의 사방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며, 탑의 사면(四面)에도 사천왕상을 조각해 그 탑을 수호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통일신라 초부터 사천왕상이 조성되기 시작하여 감은사의 탑과 사리함, 청도 운문사의 사천왕 석주(石柱) 등과 석굴암의 조각에도 사천왕상이 조성되어 있으며, 심지어 석등의 표면에까지도 조각되어져 왔다.

이후 고려시대의 사천왕도로는 부석사 조사당의 벽화가 대표적인 그림이다.
사천왕은 ≪불설장아함경(佛說長阿含經)≫에서부터 나타나는 인도 재래의 신인데, 대승불교가 발달하면서 불교의 외호신으로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처음 수미산 정상에 있는 제석천의 명을 받아 수미산 중턱의 사주[東洲, 西洲, 南洲, 北洲]를 다스리는 왕으로, 아래로는 팔부중을 거느리고 4주를 수호한다.

여기서의 팔부중은 ≪법화경≫에 나오는 불타 팔부중(佛陀 八部衆)과는 다른 사천왕 팔부중으로, 동방 지국천왕은 건달바와 부단나 두 신을 거느리고, 서방 광목천왕은 용과 비사라, 남방 증장천왕은 구반다와 피협다, 북방 다문천왕은 야차와 나찰을 거느리고 있다.

사천왕상은 ≪다라니집경≫에 의해 지물이나 형태가 조각되고 그려지는데, 처음 인도에서는 호세천(護世天)이라 하여 귀족의 모습이었지만 불교가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우리 나라에 전파되는 동안 차츰 무인상으로 변형이 되었다.

그것은 사찰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잡귀를 제거하는 기능을 갖기 위해서는 불보살상이나 귀인상(貴人相)과 같은 자비상만으로은 불법을 방해하는 악귀와 사악한 잡귀들을 제도할 수 없으므로 두 눈을 부릅뜬 분노상에다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여 우선 형상에서부터 위압감을 주어 잡귀들을 제압한다는 목적일 것이다.

이것은 관세음보살이 중생의 근기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모습으로 나투어 중생을 제도하고 구제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하겠다. 또 사천왕상의 그림이나 조각에는 악귀를 깔고 앉거나 발로 짓눌러 밟고 있는 형태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불자들이 이 사천왕문을 통과함으로써 중생들에게 붙어다니던 모든 잡귀들이 제거되고 가람의 내부는 청정도량으로 유지되는 셈이다.

이렇듯 사천왕은 엄밀히 보면 신앙의 대상이기보다는 호법신이나 수호신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호법의 기능이 강조되면서 개인의 재난이나 위험을 막아 주고, 불법과 사원을 보호해 주는 신으로서 독립적인 신앙 형태를 가지게 된다.

사천왕의 특징을 살펴보면, 시대에 따라 그 배치나 들고 있는 지물이 다소 차이는 있으나, 조선시대 후기 이후 오늘날까지 보편화되면서 정립되어진 것을 토대로 보면, 동쪽을 지키는 지국천왕은 비파를 들고 있으며, 서쪽의 광목천왕은 한 손에는 용, 또다른 한 손에는 여의주를, 남쪽의 증장천왕은 보검(寶劍)을 들고 있으며, 북쪽의 다문천왕(비사문천왕)은 탑을 받쳐들고 있다.

그리고 사천왕의 세속적인 역할을 굳이 말한다면, 동방 지국천왕은 선한 사람에게 복을 주고 악한 자에게는 벌을 주며, 서방 광목천왕은 악인에게 고통을 주어 구도심을 일으키게 한다. 남방의 증장천왕은 만물을 소생시키는 덕을 베풀며, 북방 다문천왕은 어둠 속을 방황하는 중생을 구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사천왕에도 오행에서의 방위색을 적용하여 동쪽의 지국천왕은 청색, 서쪽의 광목천왕은 백색, 남쪽의 증장천왕은 적색, 북쪽의 다문천왕은 흑색의 얼굴로 채색하여 더욱 무서운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사천왕상을 비롯한 조각상의 채색은 물론, 사찰의 건물과 그림까지도 오방색을 기초로 도채하여, 현대를 사는 일반인들에게는 많은 거부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교미술은 종교미술이면서 우리 고유의 전통미술이란 사실에 입각하여 불교미술의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하겠고, 현대의 서양미술에 익숙해지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우리 전통의 미술을 좀더 많이 접하면서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또, 이 시대의 불교미술인들도 불교미술의 전승과 발전에 시대적 소명을 실어 더욱더 매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의 불교미술은 현교적(顯敎的)이면서도 밀교적(密敎的)인 요소가 다분히 들어 있다.
밀교 예술의 특질은 사천왕, 금강역사 또는 천수관음과 같이 외형상 비인간적인 신의 모습을 표현하여 인간의 현실적인 고뇌를 구제할 수 있는 힘의 상징으로 나타내고 있다.

또, 불교미술 작가들은 분노상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나타내어도 분노를 단적인 무서움보다는 숭고한 표현에 이르게 하려는 노력이 작품마다 함축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사찰의 천왕문이나 탱화 속에 나오는 사천왕뿐만 아니라 금강역사나 인왕상, 나아가서는 불교에 습화되어 있는 많은 호법 신중들에 대해서도 먼저 그 역할과 기능을 알고 단순한 외향적인 두려움에 앞서 불법과 가람, 그리고 불교를 신앙화하는 모든 중생들을 지켜 주는 호법선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참배하고 경배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