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신(山神) 이야기

<법주사 산신탱화(山神幀畵)>


우학도인 문하에서 전하는 지구의 개벽설화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소개벽은 약 1만 2천 년 전에 일어났으며,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산인 장백산에 하느님(대황조 한배검)께서 내려 오셔서 천지개벽 후 살아남은 사람들을 교화시켰다고 합니다.
소개벽 당시에 고비사막은 큰 호수였는데 호수 바닥에서부터 3천 척이 넘는 모래가 올라왔다고 하며, 장백산은 주저 않고 히말라야 산맥이 융기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 만주에서 떨어져 나간 것이 북해도이며, 일본 본도(본주, 구주, 사국의 3개의 섬)는 한반도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자 바이칼 호 부근으로 옮겨가서 본격적인 교화사업을 펼치게 되는데, 이때 대황조(大皇祖)님의 가르침으로 머리가 밝아진 사람들(도를 깨우친 사람들)이 세계로 퍼져나가 현재의 인류문명이 다시 시작하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대황조님은 교화를 마치시고 다시 산에서 하늘로 승천하셨다고 하며 이 날을 동양에서는 어천절(음력 3월 15일)이라고 하여 기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동아시아의 상고(上古)문명은 산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산을 담당하고 있는 선계(仙界)의 책임자가 바로 산신(山神)으로 다른 말로는 산주(山主)라고도 합니다. 산신은 아무렇게나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천계로부터 임명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역대 우리나라의 위대한 위인, 영웅, 명사들이 거의 대부분 산에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대황조 한배검, 역대 단군들, 동명성왕, 연개소문, 을지문덕, 김유신, 강감찬, 영랑을 비롯한 동해 4선, 송구봉, 정북창, 이퇴계, 이율곡, 송우암, 조남명, 서고청, 허미수, 이토정, 진묵대사, 서산대사, 사명대사, 조중봉 등 그 이름을 다 해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지구에서 도(道)와 덕(德)을 많이 쌓으면 선계에 들어갈 수 있는데, 이 정신세계를 총괄하는 수뇌부가 바로 북극성에 있다고 합니다. 북극성을 다스리시는 분이 바로 원단군(元檀君) 인황씨(人皇氏: 대황조 한배검)이며, 이 선계의 도서관 같은 곳을 동양에서는 금부(金府)라고 부릅니다. 금부에는 선인들의 이름이 새겨진 금부비록(金府秘錄)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금부비록은 금방(金榜)이라고도 부르는데 여기에는 각 국가별로 도인들의 명단이 적혀있습니다. 하늘에서도 인간세상과 같이 각자 맡은 직책이 있는데 직책은 닦은 도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도를 덜 닦았더라도 덕을 많이 쌓은 이들은 천상에서 맡은 역할이 있다고 합니다.

산신도 이런 정신계에서 임명하는 선관의 하나로 임명직인 셈입니다. 하나의 산에는 한 분의 산신과 여럿의 부산신(副山神) 및 그 산의 각 지역을 담당하는 지역산신이 있습니다. 산신은 선계에 속하는 존재이므로, 천계와 인간의 사이에서 사람들이 도덕을 참답게 수행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산신이 되기 위한 정신적 수준의 자격은 2계*라고 합니다.

원래 산신은 서양식의 사고방식이 수용되기 이전의 시기에는 사람들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존재였고, 유교국가였던 조선에서도 국가적으로도 전국의 명산과 사해의 용왕신들에 대한 제사는 매우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우학도인께서는 인간의 육체를 가지고 정신적으로 깨달을 수 있는 단계를 9단계로 나누셨는데 그 중에서 처음 2번째의 단계를 말합니다. 2계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모든 초능력을 구사할 수 있는 정신적인 수준이라고 합니다. 정신수련의 단계에 대해서는 불교에서도 ‘10지보살’ 등의 용어로 깨달음의 수준을 나누며, 다스칼로스도 깨달음의 수준에 따라서 외계로 이동하거나 지구에서만 가르치거나 하는 구속이 존재한다는 언급을 하였습니다. 

참고문헌: 봉우사상연구소, 「봉우선인의 정신세계」

출처는 신화와 신비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