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강일 언론 인터뷰서 “일부 종업원은 어디로 가는지도 몰라”


기획탈북 의혹 증폭…통일부 “자유의사로 입국” 견해 여전


기사입력 2018-07-15



북한 류경식당 종업원들. <한겨레> 자료사진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이 ‘기획’했다는 의혹이 커지는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식당 

’류경’ 여종업원 12명 ‘집단탈북’ 사건(2016년 4월)과 관련해 이 식당의 지배인이던 허강일씨가 

“(국정원이) 종업원들을 데리고 오면 동남아시아에 식당을 차려주겠다고 꼬셨다”고 15일 주장했다. 


허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국정원의 협력자였고, 

그 사람들이 나보고 종업원들을 데리고 오면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한 뒤 

동남아에 국정원 아지트로 쓸 수 있는 식당을 하나 차려줄테니 종업원들과 같이 식당을 운영하라고 꼬셨다”고 주장했다. 

허씨는 “(여종업원) 대다수가 동남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줄 알고 따라왔다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서야 (한국행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허씨의 이런 주장은 “(종업원 중)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고 한국으로 오게 됐다”는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10일 기자회견 내용과 통한다. 


‘기획 탈북’ 의혹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종업원들은 자유 의사에 따라 입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공식 견해(백태현 통일부 대변인)를 유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킨타나 보고관은 10일 회견에서 한국 정부에 “독립적 진상규명과 조사를 통해 책임자가 누구인지 규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서 ‘집단탈북’에 함께하지 않고 북으로 돌아간 ‘류경’ 여종업원들은 

미국 <시엔엔>(CNN)(2016년 4월21일)과 <니혼텔레비전>(2016년 9월29일) 인터뷰에서 

허씨가 종업원들한테 ‘동남아(말레이시아)로 가게를 옮긴다고 속였다’고 말한 바 있다. 


허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행을) 결정하지 못하고 갈등하자 

국정원 사람들이 나를 협박했다”며 자신의 한국행도 ‘비자발적’임을 시사했는데, 이는 이전 주장과 상충한다. 


북으로 돌아간 여종업원들은 “식당 지배인과 남조선 사업가가 남조선 정부의 지시 아래 동료들을 속이고 

남조선행을 기획·실행했다”고 주장했다. 허씨도 2016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쪽과 두차례 면담 때 

“내가 인터넷으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본 것 때문에 북한에 소환돼 처벌받을까 두려워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허씨의 한국행 이유와 인지 여부는 여종업원들과 달랐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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