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Nama는 성품이 어질어 텡게리Tengeri신으로부터, 큰 홍수가 날 것이니 산 위에 배를 만들어 놓으라는 경고를 받았다.
나마는 소존눌, 살눌, 바릭스라는 세 아들을 시켜 큰 배를 만들었다. 곧 홍수가 나서 세상이 모두 잠겼다. 홍수가 그쳐 배가 산꼭대기에 걸리자 큰 까마귀부터 차례로 세 마리를 보냈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네번째로 비둘기를 날려보내니 자작나무 가지를 물고 돌아왔다
수메르
하늘의 신 안An 과 바람의 신 엔릴Enlil은 인간들이 불만을 늘어놓는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쉴 수가 없으니 인간을 없애버리자고 했다.
모신(母神) 닌투Nintu는 도시 우르Ur에 홍수를 일으키지 않도록 그들 앞에서 눈물로 간청했다. 그리고 지혜의 신인 엔키Enki는 겸허한 태도로 신에 순종하고 신을 공경한 인간 지우수드라Ziusudra (바빌로니아 신화에서는 우트나피시팀)꿈에 나타나 흥수를 귀띔해 주고 큰 배를 만들어 홍수로부터 벗어나 자기의 생명과 "인류의 씨앗"을 구하려고 일렀다.
그 후 거센 바람과 거친 폭풍이 모두 한 곳에 모여 홍수는 일곱 낮 일곱 밤 동안 땅을 휩쓸어 버렸다. 엔키의 조언대로 배를 만들어 자기 가족들과 가축과 곡식의 씨 등을 가지고 그 배를 탔다. 살아남은 지우수드라는 태양 신 우투Utu와 하늘 An 앞에 나가 소와 양을 잡아 제사를 지냈다. 지우수드라는 큰 신들의 축복을 받아 신처럼 사는 영원한 생명을 얻어 바다 건너편에 있는 딜문 땅에 가서 영원히 살았다고 한다.
백두산 홍수신화
먼 옛적 어느 한 해에 백두산에 비가 석달 열흘이나 내렸다. 그래도 하늘은 그냥 새까맣게 흐려 있었고 우헤는 그냥 울부짖고 소나기는 그냥 퍼부었다. 산골짜기마다 산홍수가 타졌다. 산홍수는 검은 용마냥 꿈틀거리면서 푸른 숲을 냉큼냉큼 삼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백두산 천지의 물도 벌창하였다. 하늘을 메우며 그냥 쏟아지는 폭우는 홍수를 거니라고 집을 삼켜 버리고 사람과 짐승들을 삼켜서 고기밥으로 만들었다. 살기 좋던 백두산 천리 수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다가 되었다. 어디로 가나 물천지여서 사람의 그림자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아주 높은 한 산마루에선 연기가 피어 올랐다. 그 산꼭대기에선 어머니와 유복자가 살고 있었다. 먹을 것이 다 떨어졌건만 물은 그냥 줄어들지 않아서 모자는 겨우 연명해가고 있었다.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온통 물천지라 식량이 떨어져가도 쌀 한 알 얻어올 곳이라곤 없었다. 쌀독은 밑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어머니는 아들을 하루라도 살리기 위하여 멀건 죽을 쑤어서는 아들만 먹이고 자기는 먹네마네하였다. 철부지인 아들은 먹을 것을 주지 않는다고 울며불며 야단을 치다가도 맥이 다하면 널브러지곤 하였다. 어머니는 생각다 못하여 옛날에 하늘을 기웠다는 여와씨에게 빌고 빌었다.
"하늘을 기워 인간의 운명을 구해주신 거룩한 여와씨여! 지금 천지물이 벌창하여 백두산 일대의 인종이 멸종되고 있사옵니다. 천만다행으로 우리 모자만 남았으나 살아갈 길이 없사옵니다. 내 같은 것이 죽는 것은 한이 없사오나 귀한 유복자가 죽을 것을 생각하니 죽은들 어찌 눈을 감으오리까! 전지전능한 여와씨여, 백두산에 남아있는 이 유일한 유복자를 가긍히 여기시고 구하여 주신다면 구천에 가서라도 그 은혜를 꼭 갚겠사옵니다."
그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어머니는 더 지탱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저승에 간 어머니는 여와씨에게 아들을 살려달라고 그냥 빌었다. 이 소식은 마침내 구중천에 계시는 여와씨에게 전해졌다. 여와씨는 일가 식솔들을 모아놓고 한탄하였다.
"지금 백두산에 홍수가 터져서 짐승들은 물론 사람들까지 몰살되었다 한다. 한 산마루에 철부지 유복자만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한다. 오, 내 늙은 것이 한이로구나! 백두산에 이런 참혹한 일이 생긴 줄 어찌하여 이제야 알았던고!"
여와씨가 한참 낙루할 때에 한 나이 어린 소녀가 앞으로 나서며 말하였다.
"할머니, 염려하지 마옵소서, 이 소녀가 한번 다녀오겠나이다."
여와씨가 눈물을 씻고 보니 귀여운 증손녀였다.
"네 어린 나이에 해낼 만하겠느냐?"
"할머니께선 지상에 계실 때 하늘도 기우셔서 인간 세상의 재앙을 물리쳤사온데 이 손녀가 백두산의 홍수쯤이야 다스리지 못하겠나이까!"
'음'하고 여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장 떠나라고 분부하였다.
증손녀는 백두산으로 내려왔다. 천지가 사면팔방으로 넘쳐나서 망망한 바다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먼저 유복자를 구하러 갔다. 팔다리가 마른 나무처러 앙상해진 유복자는 숨이 거의 지고 있었다. 증손녀는 궁궐에서 가져온 감로수를 유복자의 입에다 떨구어 넣었다. 유복자는 천천히 눈을 떴다. 증손녀는 또 죽는 사람을 구하는 약을 넣은 약병을 유복자에게 주었다. 굶주림에 지칠 대로 지친 유복자는 병속의 약물을 꿀꺽꿀꺽 마셨다. 그는 이제 정신을 차렸다.
증손녀가 두 손바닥을 맞비비니 입쌀이 주르르 떨어졌고 두 손등을 맞비비니 기장쌀이 주르르 떨어졌다. 먹을 것을 장만해 놓은 증손녀는 백두산으로 다시 돌아왔다.
증손녀는 백두산의 바윗돌을 쑥 뽑아내어 3일동안 밤낮으로 갈고 갈아서 바늘을 만들었다. 그는 산더미 같은 바윗돌을 날라다가 바느질로 한데 기워 물이 넘쳐나는 곳을 한 곳 한 곳 막아놓고 한 골로만 물이 빠져나갈 수 있게 하였다. 그러자 백두산의 홍수는 점차 가라앉기 시작하였다.
그때 여와씨의 증손녀가 기워놓은 바윗돌이 16개였는데 지금의 천지주변의 16기봉이 되었다고 한다. 그때 틔워놓은 물길을 지금의 승차하로 되었고 그가 쓰던 돌바늘은 승차하가 흘러나오는 어구에 휘우듭하게 널려 있는 바위무지라 한다.
천지를 기워서 홍수를 제거한 여와씨의 증손녀는 구중천으로 돌아가서 희소식을 전하였다.
"너야말로 나의 후손답구나!"
여와씨는 증손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칭찬해주고,
"그래 유복자는 구했느냐?"
"예 분부대로 하였나이다."
"백두산에 유복자만 남았으니 얼마나 외롭겠느냐? 내가 너를 인간으로 만들어 줄테니 다시 가서 유복자를 잘 길러라. 그가 크거들랑 그와 배필을 맺고 백두산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거라"
증손녀는 할머니 말씀을 한마디도 거역하지 않고 그대로 하겠노라고 하였다.
그는 인간이 되어 백두산에 다시 내려와서 유복자를 알뜰히 키웠다. 그 후 유복자는 억센 젊은이로 자라나서 여와씨의 증손녀와 혼례를 이루었다. 그리하여 백두산 일대에는 또다시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한다.
바빌로니아
신들이 인간의 반란을 참지 못해 인간들을 심판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들 중 지혜의 신 에아는 착한 인간인 우투나피시팀의 꿈속에서 무서운 홍수가 닥칠 것을 경고 했다. 그리고 하던 일을 멈추고 집을 산산히 부순 다음 곧바로 커다란 배를 지으라고 일렀다. 배의 크기는 길이가 100큐핏, 폭이 100큐핏이 되게 하라고 했다. 또 배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모든 틈을 단단히 막고 배를 역청으로 칠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의 가족과 식량, 금과 은을 비롯한 장신구들은 물론, 온갖 종류의 짐승들을 수컷, 암컷 짝지어 모두 배에 태우라고 했다.
우트나피시팀이 배를 완성하고 나자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홍수가 어찌나 지독했던지 신들마저 겁을 먹을 정도였다. 여섯 날 낮과 밤동안 비가 내렸고 마침내 날이 갰다. 물이 빠지고 나서 보니 땅은 평평해져 있엇으며,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우트나피시팀은 머리를 깊이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배는 마침내 북쪽에 있는 니시르산 꼭대기에 멈췄다. 배가 꼭대기에 닿은 지 7일이 지나자 우트나피시팀은 비둘기 한 마리를 날려 보냈다. 비둘기는 내려 앉을 만한 땅이 없었기 때문에 배로 돌아왔다. 그래서 우트나피시팀은 이번에는 제비를 보냈으나 제비도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그는 까마귀를 내보냈다. 까마귀는 내려앉아도 될 만한 땅을 발견했기 때문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하여 우트나피시팀은 이제 배에서 나가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집트
태양신 라는 물의 심연에게서 경고를 받았다. 인류가 너무 사악해진 나머지 신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것이었다.( 망령이 든 라가 신경질적이 되고 자신감이 없자 인류들이 자기에게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해서 인류를 없애려고 했다고도 한다.) 그래서 라는 여신 하토르를 자신의 눈(目)으로서 파견했다. 하토르는 땅으로 내려가 인간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은 피가 물가 뒤섞여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삼키기 시작했다.
라는 인류를 벌하고자 했지만 하토르가 인류를 파멸시티려고 하자 독한 맥주와 죽은 사람의 피를 섞어 하토르가 있는 지상에 부었다. 하토르는 피 냄새에 끌려 이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너무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그때까지 죽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시 땅에서 살수 있게 되었다.
북아메리카 모하베 아파치
아주 오래전 사람들은 땅속에서 살았다. 그런데 땅 속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게 되자, 사람들은 먹을 것이 있는지 찾아 보라며 벌새를 땅 위로 올려 보냈다. 벌새는 포도나무의 깊은 뿌리를 보고 그것을 따라 땅 표면으로 올라왔다. 벌새는 포도나무의 깊은 뿌리를 보고 그것을 따라 땅 표면으로 올라왔다. 사람들은 포도나무 뿌리 때문에 생긴 구멍으로 올라와 땅 위에서 살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그 구멍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런데 그 구멍을 통해 물이 올라오고 있는게 아닌가. 현명한 사람들은 곧 대홍수가 닥칠 것이며, 따라서 인류를 구하기 위해 무슨수를 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거대한 나무를 베어 속을 파내고 카누를 만들었다. 그런 다음 젊은 여자 한 명을 카누에 태웠다. 나무 기둥으로 만든 카누는 사방 어디를 보아도 물밖에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물 위에 높이 떠 있었다. 현명한 사람들은 그 처녀에게 카누가 땅에 닿게 전에는 물이 빠지는 소리가 들리더라도 카누를 떠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침내 카누가 땅에 닿았다. 처녀가 카누에서 나왔을 때 세상은 전부 물에 잠겨 있었다. 처녀는 자기가 앞으로도 계속 혼자 있게 될 것인지 궁금했다. 처녀는 쉬기 위해 산으로 올라갔다. 처녀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태양이 처녀를 비춰, 바위에서 처녀의 몸으로 뚝뚝 떨어지는 물을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이 마법의 물이 처녀를 수태시켰고, 처녀는 나중에 딸을 낳았다. 그 딸은 어머니와 똑같은 방법으로 아이를 뱄다. 우리는 모두 그 처녀의 후손이다.
잉카
옛날 파차차마라고 일컬어지던 시대에 인류는 잔인하고 야만스러웠다. 목동 형제만이 착한 심성을 가지고 페루의 산악지방에 살고 있었다
목동형제는 자기네 라마들이 이상한 행동을 보여 몹시 걱정하였다. 형제가 라마들에게 왜 그러느냐고 묻자, 라마들은 곧 대홍수가 일어나 땅 위의 모든 생물을 없애게 될 것이라고 별이 말해주었다고 대답했다.
형제와 그들의 가족은 라마떼를 몰고 홍수를 피해 가장 높은 산에 있는 동굴로 들어갔다. 그러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몇 달 동안 계속 내려 온 세상이 파괴되고 있었다. 물이 전점 차오를수록 이상하게도 산은 점덤 높아졌다.
어느 날 그들은 비가 멈추고 물이 빠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태양신 인티가 다시 나타나 미소를 지으니 물이 사라져 버렸다. 때마침 식량이 다 떨어져 가던 터라 형제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땅이 말라있었고 산도 원래의 높이로 되돌아갔다. 목동형제와 그의 가족들은 다시 땅에서 살게 되었다.
지금도 라마들은 그때의 홍수를 잊지 못해 산악지대에만 산다.
#세계의 홍수 신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제자인 헝가리 사람 게자 로하임은 어느 신화에나 홍수 신화가 들어 있는
이유를 잠자는 사람이 방광이 꽉 차 있을 때 꾼 꿈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 * * * * * * * * * * * * * * * * 마누와 물고기(인도)
아주 먼 옛날에 마누라는 남자가 몸을 씻고 있었다. 마누는 손을 씻으려고 물항아리 속으로 손
을 넣었다가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건져 올렸다,
그 물고기가 마누에게 말했다. "내가 완전히 클 때까지 나를 보살펴 주고 보호해 준다면 당신한
테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당신을 지켜 드릴게요." 그러자 마누가 물고기에게 물었다."그게
무슨 소리지? 끔찍한 일이라니?" 물고기는 머지않아 심한 홍수가 나, 땅위에 사는 모든 인간을
파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물고기는 마누에게 자기를 흙항아리 속에 넣어 달라고 부
탁했다. 그래서 마누는 물고기가 시키는 대로했다. 물고기가 조금씩 자랄 때마다 마누는 물고기를
더 큰 항아리로 옮겨 주었다. 마침내 물고기는 다 자라 무사히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물고기는 세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 축에 드는 가샤가 되었다,
물고기는 이제 몇 달만 있으면 홍수가 날 거라며 마누에게 커다란 배를 지으라고 했다. 비가 내
리기 시작하자 마누는 밧줄로 자기 배를 가샤에게 묶었다. 물이 불어나자 가샤는 마누를 안전하
게 인도했다. 물은 땅을 온통 뒤덮을 만큼 불어났다. 물이 빠질 때 가샤는 마누가 물에 쓸려 가지
않도록 마누를 산꼭대기로 인도했다.
* * * * * * * * * * * * * * * * 우트나피시팀(바빌로니아)
위대한 서사시의 영웅 길가메시는 우트나피시팀이라는 노인을 만났다. 우트나피시팀은 신들의
말에 순종하여 대홍수로부터 온 인류와 짐슬들을 구한 공로로 신이 된 사람이었다. 우트나피시팀
이 길가메시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신들이 우트나피시팀에게로 와서 무서운 홍수가 닥칠 거라고 경고했다. 신들은 우트나피시팀에
게 하던 일을 멈추고 그의 집을 산산히 부순다음 곧바로 커다란 배를 지으라고 일렀다. 배의 크
기는 길이가 100큐빗, 폭이 100큐빗 되게 지으라고 했다. 또 배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틈을 단
단히 막고 배를 역청으로 칠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의 가족과 식량, 금과 은을 비롯한 장신구들은
물론, 온갖 종류의 짐승들을 수컷, 암컷 짝지어 모두 배에 태우라고 했다.
우트나피시팀이 배를 완성하고 나자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홍수가 어찌나 지독했던지
신들마저 겁을 먹을 정도였다. 홍수를 일으킨 물의 신 에아는 애초에 자기가 계획했던 것보다 사
태가 훨씬 나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들의 회의에서 악담을 하여 홍수를 야기한 미의 여신
이시타르는 자신의 잘못 때문에 자기 자식들이 '진흙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몹시 슬퍼했다.
여섯 날 낮과 밤 동안 바람이 홍수를 달랬고, 마침내 날이 갰다. 물이 빠지고 나서 보니 땅은 평
평해져 있었으며,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우트나피시팀은 머리를 깊이 숙이고 눈
물을 흘렸다. 배는 마침내 북쪽에 있는 니시르산 꼭대기에 멈췄다. 배가 산꼭대기에 닿은지 7일이
지나자 우트나피시팀은 비둘기 한 마리를 날려보냈다. 비둘기는 내려앉을 만한 땅이 없었기 때문
에 바로 돌아왔다. 그래서 우트나피시팀은 이번에는 제비를 내보냈으나 제비도 돌아왔다. 마지막
으로 그는 까마귀를 내보냈다. 까마귀는 내려앉아도 될 만한 땅을 발견했기 때문에 배로 돌아오
지 않았다. 그리하여 우트나피시팀은 이제 배에서 나가도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 * * * * * * * * * * * * * * * * * * * * 하와이의 홍수 신화
NOTE 선교사들이 하와이에 발을 들여놓기 훨씬 전부터 하와이에는 토속 홍수 신화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홍수 신화의 판본이 두 개인데, 하나는 성서 이야기에서 영향을 받은 흔적이 역력하
고 하나는 그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 이야기는 마르타 베크위드의 「하와이 신화」에 나오는 것이다.
쿠무호누아의 계보에서 1대부터 12대까지-이 시기를 소위 전복기(Era of Overturning)라 한다-
를 보면 누우(Nu'u), 또는 나나 누우(Nana Nu'u)라는 이름이 나온다·····그는 '위대한 카후
나'라고 불리웠다. 그리고 그가 살던 시대에 카이 아 카 히나-리이(Kai-a-ka-hina-li'i)라고 알려
진 홍수가 찾아왔다. 카이 아 카 히나 리이란 '카히날리이가 일으킨 바다'. 또는 '추장들을 쓰러지
게 만든 바다'라는 말로 풀이할수 있다. 이 참사를 일으킨 장본인 카히날리이가 바로 누우이다.
이 홍수 후에는 누우가 쿠카푸나로,그의 아내는 쿠 케코아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들의 세 아들
은 비를 몰고오는 바람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선교사들이 들은 누우 이야기에는 성서의 홍수 이야기를 본뜨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포낸더 판본(Fofnander version)에서는 누우가 '커다란 배'를 건조하고 '그 위에다 집'을 짓는다.
이 집으로 들어감으로써 누우는 홍수에서 살아 남는다. 홍수물이 다 빠지고 난 다음에는 카네와
구,그리고 로노가 그 집으로 들어가서 누우를 밖으로 내보낸다. 밖으로 나온 누우는 자기가 하와
이의 케아산 꼭대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기는 그의 아네 릴리노에의 이름을 딴 동굴이
있는 곳이다.누우눈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신이 달이라고 생각하여, 아와(나뭇잎)와 돼지, 그리고
코코넛을 달에게 제물로 바치고 감사 기도를 올린다. 카네가 내려가 (무지게를 타고 내려왔다는
얘기도 있다) 누우의 잘못을 꺠우쳐 주고 제물을 받는다. 이 판본에는 하와이 사람들 얘기대로 누
우에게 세 아들과 릴리노에라는 아내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와이에서 카히날리이 홍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고 하지만, 그리고 '추장의 집을 닮은 배'라
는 뜻의 와아 할라우 알리이 오 카 모쿠(Wa'a-halau-ali'i-o-ka-moku)라는 말이 구세대 하와이
인들에게 친근한 단어였다고는 하지만, 이전설에 묘사되어 있는 것과 같은 집 딸은 배의 개념의
하와이 고유의 것은 아니다. 하와이의 노인들은 '바닷 물이넘쳐 케아산의 작은 봉유리 하나만 뺴
고 모든 땅이 물에 잠겼는데, 모든 사람들이 홍수로 목숨을 잃었으나, 단 두 사람만은 그 봉우리
에서 홍수를 피했다는 얘기를 그들 아버지에게서 들었다. 하지만 노아의 배에 대해서는 아무 얘
기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것은 아마도 그들이 그 배를 옛날부터 카이 아키날리이라고 불
러 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 * * * * * * * * * * * * 타타와 네나(아즈텍)
NOTE] 하와이 사람들과 달리 아즈텍 사람들은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이전부터 지극히 순수한 토
속 홍수 신화를 가지고 있었다. 뒤에 나오는 아메리카 인디언 신화들과의 유사성에 유의하기 바
란다.
네 번째 태양은 물의 태양 시대에 사람들은 몹시 사악해져 신 섬기기를 소흘히했다. 신들은 진
노했다. 그리하여 비의 신 틀랄록은 홍수로 세상을 멸망시키기로 했다. 그렇지만 틀랄록은 타타와
네나라는 착실한 부부를 어여삐 여겨, 그들에게 홍수가 날 것이라고 미리 알려 주었다. 틀랄록은
타타와 네나에가 커다른 통나무의 속을 파 낸 다음 옥수수 열매 두게-한 사람이 하나씩 먹도록-
를 가지고 그 안으로 들어가되 옥수수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일렀다.
그리하여 타타와 네나는 옥수수 열매 두 개를 가지고 통나무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비가 내
리기 시작했다. 물이 빠지고 타타와 네나의 통나무가 마른 땅에 닿자, 두 사람은 너무 기쁜 나머
지 틀랄록의 지시를 어기고 물고기를 잡아 먹고 말았다. 두 사람은 포식을 하고 난 뒤에야 틀랄
록의 명령이 생각났다.
그때 틀랄록이 나타나서 말했다. "너희 목슴을 구해 준 데 대한 보답이 이것이란 말이냐?" 이
말과 함께 두 사람은 개로 변했다. 신들이 세상을 파괴한 것은 지극히 선량한 사람까지도 명령에
복종하지 않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이렇게 해서 다섯 번째 태양의 시대인 현재가 도래하게 되었
다.
(from:그늘진곳 : 여기서 몇번째 태양 몇번째 태양이라는 것은 아즈텍인들이 말하는 다섯 개의 태
양의 시대를 말하는것입니다. 자세한 것을 알고 싶으신 분께는 아즈텍에서 말하는 다섯 개의 태
양이 무엇인지 써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말해드릴 것은 지금의 세계가 바로 아즈
텍 신화의 다섯 번째 태양의 시대라는 것이죠. 다섯 번째 태양의 시대가 멸망한다면 종말이 오는
것이죠)
역사의 아주 초기 단계였다. 아마 황금시대가 끝나기도 전이었을 것이다.(from:그늘진곳 : '황금
시대'란 것은 그리스신화에서 말하는 다섯 개의 시대중 첫 번째 시대입니다.) 인류는 몹시 사악하
고 교만해졌다. 사람들이 갈수록 성가신 존재가 되어 버리자, 마침내 제우스는 그들을 모두 파멸
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인류의 창조주인 거인 프로메테우스는 홍수가 일어날 것이란 사실을 통고
받고, 그 사실을 자신의 인간 아들인 데우칼리온과 며느리 피라에게 알려주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아들과 며느리를 커다란 나무 상자안에 넣었다. 9일 낮 9일 밤 동안 비가 내려 온 세상이 물에
잠겼다. 그러나 신들의 보금자리인 올림포스간 꼭대기만은 예외였다.
마팀내 나무 상자가 파르나소스 산에 닿았다. 데우칼리온과 피라가 상자에서 나와보니 주위의
온 세상이 파괴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물이 빠질 때까지 연명할수 있도록 나무 상자에서 식량을
충분히 가지고 나왔다. 물이 빠진 다음 산에서 내려온 두 사람은 공포에 휩싸였다. 주위 어디를
보나 사람과 짐승들의 시체로 널려있고, 모든 것이 물에 쓸려 내려온 진흙과 모래와 풀더미로 뒤
덮여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목숨을 건지게 된 것을 기뻐하며 신들에게 감사드렸다.
제우스가 하늘에서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 머리를 베일로 가리고 너희 어머니의 뼈를 뒤로 던
져라." 그러자 피라가 대꾸했다. "여기에는 어머니가 없습니다. 상자에는 남편과 저 뿐입니다." 그
러자 데우칼리온은 제우스의 말 뜻을 알아 듣고 돌멩이들을 자기 뒤로 던졌다. 이 돌멩이들이 모
두의 어머니인 대지의 뼈였던 것이다. 이 돌멩이들이 사람으로 변해 땅에 다시 거주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리스어의 말장난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그리스어에서는 laos는 '사람들'(laity라는 영어
단어의 어원)을 뜻하고 laas는 '돌맹이들'을 뜻한다.
데우칼리온은 프로메테우스의 아들이었다.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은 '예상', '선견'이라는뜻을 가지
고 있는대, 이 아버지는 홍수를 사전에 경고하여 자신의 이름이 가진 뜻을 충실하게 살렸다.
* * * * * * * * * * * * * * * * * * 북아메리카의 홍수 신화
#만단
NOTE 이 이야기는 조지 캐틀린의 19세가 저서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풍속, 관습 및 현황에
관한 편지와 해설」에서 뽑은 것이다.
포장 도로처럼 단단하게 다져진 땅 한복판에 8.9피트 높이의 두꺼운 판자들로 만들어진(그리고
테로 꽉 묶여 있는) 틀(거꾸로 놓여 있는 기다란 통 같은 것)이 있다. 만단 사람들은 이 틀에 흠
집이 나지 않도록 틀을 조심스럽게 보관하고 지켜 나간다. 그리고 그들은 이 틀을 '큰 카누'라고
부른다. 틀림 없이 이 틀은 그들이 과거에 경험했던 홍수의 역사를 상징하는 물건일 것이다.
#크니스테뇌
NOTE 이 이야기 역시 캐틀린에 의해 알려졌다.
여러 세기 전에 대홍수가 땅을 뒤덮어 모든 민족들을 파멸시켰다. 당시 코토 데 프레리('대평원
지대의 작은 언덕'을 뜻하는 지명)의 부족들은 모두 물을 피하기 위해 코토로 올라갔다. 코토는
평원 지대에 불쑥 솟아 있는 산등성이었다. 부족들은 모두 산등성이에 모이고 난 뒤, 물이 점점
차 올라 그들을 모두 휩쓸어 버렸다. 그러자 그들의 몸은 파이프스톤이라는 붉은 점토질의 돌덩
어리로 변했다. 그날부터 모든 부족들은 코토를 중립 지대로 여기게 되었다 그리히여 평화의 담
배(peace pipe,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화해를 하거나 친목을 도모할 때 피움)를 피울때면 안전하
게 거기에서 만나곤 했다.
사람들이 모두 물에 빠져 죽어 가고 있을 떼, 크왑타으(K-waptah-w)라는 젊은 처녀가 코토 위
를 날고 있던 아주 커다란 새의 발을 움켜잡았다. 그 새는 처녀를 물이 닿지 않는 높은 절벽 위
로 데리고 올라갔다. 거기에서 처녀는 그 새(군용 독슈리)와 결혼하여 쌍둥이를 낳았고, 그 쌍둥
이가 다시 세상에 씨를 뿌리게 되었다.
#촉토
NOTE 이것은 촉토족인 피터 핑클린이 캐틀린에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우리 민족에게는 대홍수의 전통이 있다. 대홍수는 이렇게 일어났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대지에
는 칠흙같은 어둠뿐이었다. 그래서 촉토의 의술인이나 역술가들은 오랜 시간 낮의 빛을 찾다가
결국은 빌 보기를 단념하고 말았다. 그래서 온 민족이 깊은 슬픔에 잠겼다. 마침내 북쪽에서 빛이
발견되어 사람들은 기쁨에 들떴다. 그러나 알고 보니 높은 산들에서 물이 밀려 내려오는 모습이
빛으로 보인 거였다. 물은 모든 사람들을 쓸어 가 버렸다. 몇 가족만이 살아 남았는대, 그들은 홍
수가 날 것을 미리 알고 거대한 뗏목을 만들어 목숨을 건질수 있었다.
#크리크 나체스
개가 자기 주인에게 홍수로 모든 것이 파괴될 것이니 뗏목을 만들라고 경고했다. 물이 점점 높
아지더니 개와 주인을 구름 위에 있는 신기한 나무들의 땅으로 들어 올렸다. 개는 주인에게 말했
다. 그가 원래의 땅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를, 즉 개를 물 속으로 던지는 것이라
고. 그러나 주인은 개를 좋은 친구로 생각했기 때문에, 차마 친구를 물 속으로 던지고 싶지는 않
았다. 개는 또 주인에게 물이 빠지고 난 뒤에도 7일 동안은 뗏목에서 나가지 말라고 말했다. 결국
주인은 괴로운 심정으로 개를 뗏목 밖으로 던졌다.
개가 예언한 대로 물은 빠졌고, 주인은 개가 일러 준 대로 7일 동안 기다렸다. 일곱 번째 날이
저물 무렵 수많은 사람들이 뗏목으로 다가왔다. 어떤 사람들은 너덜너덜하고 축축하게 젖은 옷을
입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이 뗏목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들이
사람이 아니라 홍수로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라는 게 밝혀졌다.
#모하베 아파치
NOTE 이 신화는 홍수 신화인 동시에 출현신화이다.
아주아주 오래 전 사람들은 땅 속에 살았다. 그런데 땅 속에 먹을것이 하나도 없게 되자, 사람들
은 먹을 것이 있는지 찾아 보라며 벌새를 땅 위로 올려 보냈다. 벌새는 포도나무의 깊은 뿌리를
보고 그것을 따라 땅 표면으로 올라왔다. 사람들은 포도나무 뿌리 때문에 생긴 구멍으로 올라와
땅 위에서 살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그 구멍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대 그 구멍을 통해 물이 올라오고 있는 게
아닌가. 현명한 사람들은 곧 대홍수가 닥칠 것이며, 따라서 인류를 구하기 위해 무슨 수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거대한 나무를 베어 속을 파내고 카누를 만들었다. 그런다음 젊은 여자 한 명
을 카누에 태웠다. 나무 기둥으로 만든 카누는 사방 어디를 보아도 물밖에 보이지 않게 될 때까
지 물 위에 놓이 떠 있었다. 현명한 사람들은 그 처녀에게 카누가 땅에 닿기 전에는 물이 빠지는
소리가 들리더라도 카누를 떠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침내 카누가 땅에 닿았다. 처녀가 카누에서 나왔을 때 세상은 전부 물에 잠겨 있었다. 처녀는
자기가 앞으로도 계속 혼자 있게 될 것인지 궁금했다. 처녀는 쉬기 위해 산으로 올라갔다. 처녀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태양이 처녀를, 바위에서 처녀의 몸으로 뚝뚝 떨어지는 물을 따뜻하게 데워
주었다. 이 마법의 물이 처녀를 수태시켰고, 처녀는 나중에 딸을 낳았다. 그 딸은 어머니와 똑같
은 방법으로 아이를 뱄다. 우리는 모두 그 처녀의 후손이다.
#크리
장난꾸러기 요정 위사가트각은 거대한 비버를 잡으려고 비버가 굴을 떠난 틈을 타 개울에 댐을
쌓았다. 위사가트각은 하루 종일 기다렸다. 땅거미가 질 무렵 마침내 그 거대한 짐승이 위사가트
각이 있는 쪽으로 헤엄쳐 왔다. 그런대 거대한 비버는 놀라운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위사
가트각이 자기에게 창을 던지려 할 때, 비버는 사향쥐에게 마법을 걸어 위사가트각을 물게 했다.
위시가트각은 결국 목표물을 놓치고 말았다. 거대한 비버는 목숨을 건지기는 했지만, 몹시 화가
나 복수를 결심했다.
다음 날 아침 위사가트각은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다. 사향쥐에게 물리고 나서 댐을 허물었는대
도 수위가 내려가지 않았던 것이다. 개울은 이제 댐이 있던 자리를 지나 제 멋대로 넘쳐 흐를 것
같았다. 더욱 이상한 일은 수위가 계속해서 점점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거대한 비버가 정말로 마
술을 부렸는지, 온 세상이 물 속에 가라앉았다. 거대한 비버와 작은 비버들이 두 주일 동안 계속
해서 땅을 모두 침수시켜, 마침내 마른 땅이 한 조각도 남지 않게 되었다. 위사가트각은 황급히
뗏목을 만들어 여러 동물들을 태우고 자기도 탔다.
물은 그 후로도 두 주일 동안 계속해서 높아졌다. 두 주가 지나가 사향쥐가 땅을 찾으러 똇목을
떠났다. 그러나 땅과 물을 오가며 사는 데 익숙해 있는 사향쥐조차도 익사하고 말았다. 다음으로
까마귀가 뗏목을 떠났다. 까마귀는 온 세상을 두루 날아다녔으나 땅을 찾지 못했다. 어디를 가나
온통 물뿐이었다. 그러자 위사가트각이 뗏목에서 늑대 한 마라의 도움을 받아 마술을 부렸다.
뗏목에서 두 주를 더 보내는 동안 뗏목 표면에 이끼가 돋기 시작했다. 늑대가 뗏목 위를 뛰어다
녔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이끼가 점점 넓게 퍼져 나가면서 땅으로 변해, 마침내 뗏목은 광활한 땅
덩어리가 되었다. 그렇지만 오늘날까지도 땅에난 구멍들을 통해 물이 솟아오르고 있다. 위사가트
각의 뗏목에 틈새가 있었기 때문이다.
#알공킨
NOTE 노아나 우트나피시팀, 위사가트각의 이야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이야기에서도 땅을 찾는
대 까마귀가 사용된다.
신 미차보는 아느 날 길들은 늑대들과 사냥을 나갔다가 아주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늑대들이
어떤 호수로 들어가더니 사라져 버린 것이다. 미차보는 늑대들을 데리고 나오려고 늑대들을 따라
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미차보가 늑대들을 데리고 나왔을 때 세상은 온통 물에 잠겨 있었다.
미차보는 까마귀를 보내 새로운 세상을 만들 만한 땅이 있는지 찾아 보라고 했다. 그러나 까마귀
는 땅을 찾지 못한 채 돌아왔다. 그러자 미차보는 다시 수달을 보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미차보는 사향쥐를 보냈다. 사향쥐는 미차보에세 세상을 다시 건설할 수 있는 땅을
찾아주었다. 나뭇가지들은 모두 홍수에 쓸려 내려가고 없었다. 그래서 미차보가 나무들에게 마술
화살을 쏘았다. 그러자 곧 나뭇잎으로 뒤덮인 새 가지들이 생겨났다.
그 후 미차보는 사향쥐와 결혼했고, 이들은 인류의 부모가 되었다.
(from:그늘진곳 : 북아메리카의 홍수 신화는 여기까지 입니다)
* * * * * * * * * * * * * * * * * 잉카의 홍수 신화
옛날에 파차차마라고 일컬어지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인류는 잔인하고 야만스러워 살인을 일삼
았다. 인간들은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자기네가 하고 싶은 것들은 무엇이든 했다. 그들은 전쟁과
약탈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 신들에게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세상에서 부패에 물들지 않
은 곳이라고는 안데스 산맥밖에 없었다.
페루의 산악 지방에는 나무랄 데 없는 심성을 지닌 목동 형제가 살고 있었다. 목동 형제는 자기
네 라마들이 이상한 행동을 보여 몹시 걱정하고 있었다. 라마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밤에는 슬
픈 표정으로 별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제가 라마들에게 왜 그러느냐고 묻자, 라마들은 곧 대홍수
가 일어나 땅 위에 모든 생물을 없애게 될 것이라고 별이 말해 주었다고 대답했다.
형제와 그들의 가족은 가장 높은 산에 있는 동굴로 들어가 홍수를 피하기로 했다. 그들은 라마
떼를 몰고 동굴로 들어갔다. 그러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몇 당 동안 쉬지 않고 계속 내렸
다. 그들은 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라마들의 말이 맞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온 세상이 파괴되
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산 아래서 바참하게 죽어가는 인간들의 울부짖음 소리를 들을 수 있
었다. 물이 점점 차오를수록 이상하게도 산은 점점 높아졌다. 그런데도 물이 동굴 입구까지 밀려
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산은 훨씬 더 높아졌다.
어느 날 그들은 비가 멈추고 물이 빠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태양신 인티가 다시 나타나 미소
를 지으니 물이 사라져 버렸다. 때마침 식량은 다 떨어져 가던 터라 형제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땅이 말라 있었다. 그때 산이 원래의 높이로 되돌아갔고, 목동 형제와 그들의 가족은 다시 땅에서
살게 되었다.
인간들은 어디에서나 산다. 하지만 라마들은 그때의 홍수를 잊지 못해 지금도 산악 지대에서만
산다.
* * * * * * * * * * * * * * * 이집트의 홍수 신화
태양신 라는 아버지인 물의 심연에게서 경고를 받았다. 인류가 너무 사악해진 나머지, 신들에게
맞서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눈인 여신 하토르를 세상으로 보
내, 상황을 알아보고 악인들을 벌하라고 하였다.
하토르는 땅으로 내려가 인간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하토르가 너무나 지독했기 때문에 체테누
텐 마을의 거리에서는 피가 강물처럼 흘렀다. 너무 많은 피가 나일강으로 흘러 들어가, 강물이 둑
을 타고 흘러 넘쳤다. 피와 물이 뒤섞여 땅을 덮고, 그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집어 삼켰다. 핏물
이 바다와 만나자 이번에는 바닷물이 넘치기 시작했다. 하토르는 말 그대로 피에 목이 말라 그
피비린내 나는 물을 끝없이 마셨다.
라의 원래 의도는 인류를 벌하는 것이었지 파멸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라는 지혜의 신
토트를 불러 조언을 구했다. 그런 다음 라는 여신 세크레트를 불러, 대추야자 열매를 갈아 보리와
섞어서 독한 맥주를 만들라고 했다. 그 맥주는 죽은 사람의 피와 섞어 하토르를 유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 다음 라는 시종들에게 맥주 항아리를 가지고 가, 하토르 근처에 마른땅이 남아 있으면 어
디에든 쏟아부으라고 시켰다. 맥주는 거대한 바다를 이루었다. 하토르는 피 냄세에 끌려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결국 하토르는 너무 취해 몸도 가누지 못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살아 남은 사람
이 몇 명 있었지만 하토르는 완전히 취한 상태라 인간들을 알아 보지도 못한 채 골아 떨어지고
말았다.
그때 살아남은 사람들 때문에 인류는 다시 땅에서 살수 있게 되었다.
라는 인간들과 하토르를 상대하고 땅 위의 다른 문제들을 처리하는데 싫증이 났다. 그래서 그는
토트를 땅의 통치자로 임명하고, 자기는 천상의 거대한 소 등으로 쉬러갔다. 토트를 땅의 통치자
로 임명한 것은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 토트가 사람들에게 글쓰는 법과 시 짓는 법은 물론 스
스로를 다스리는 법까지 가르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