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토종벌 '실종사건'..집단폐사 확산


연합뉴스  입력 2010.07.13  (춘천=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작년에 이어 강원도 내 전역에서 토종벌이 집단폐사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강원도에 따르면 최근 시.군과 공동으로 20군 이상 토종벌을 기르는 997개 양봉 농가를 조사한 결과
총 2만639군 중 53%인 1만1천군에서 토종벌이 폐사하거나 질병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춘천시와 화천.철원.고성군을 제외한 14개 시.군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이 때문에 도내 토종꿀 생산량 감소는 물론 평창 등 7개 시.군이 참여하는
강원도 토종꿀 명품 육성 사업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토종벌 집단폐사는 토종벌 성충이 애벌레를 벌통 밖으로 물어 나르고 나서
군집이 약해진 벌들이 벌통에서 모두 사라져 버리는 현상이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7월에서 9월 사이 평창과 영월, 정선 등
도내 전역에서 발생한 토종벌 집단폐사와 유사하다.
평창의 경우 지난해 토종벌 양봉 농가에서 낭충봉아부패병이 발생해
전체 3천600여군의 토종벌 가운데 80%인 2천800여군이 폐사, 현재 800군이 남아 있다.
오종근 대화면 개수2리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마을 7~8개 농가가 기르는 벌들이 죽거나
사라져 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2년 연속 이같은 일이 발생해 토종벌을 재배하는 농가에
피해가 너무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토종벌 집단폐사가 발생하자 농촌진흥청은 시료를 채취,
검사를 한 결과 집단폐사 원인이 낭충봉아부패병의 병원체로 확인했다.
토종벌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감염된 유충은 발병초기 물집이 생긴 모습을 보이고
점차 액이 꽉 찬 뒤 피부가 굳어지기 시작하며 결국 암갈색으로 변하면서 말라 죽는다.
이 병은 성충 벌의 몸 내에 머물러 증식해 있다가 먹이를 통해 바이러스 입자가
유충의 몸에 들어가고 감염 2일 후부터 병증이 나타나며 감염력이 강한 질병이지만 아직 치료방법은 없다.
다만, 먹을거리가 많아지게 되면 병세가 차차 감소하므로
양질의 당액과 화분 등 먹이를 공급하고 벌의 세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양봉 농가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올해 이상저온과 잦은 강우 탓에 꽃에 꿀이 맺히지 않아
토종벌의 영양 섭취가 줄어들고 결국 벌들의 면역력이 약해져 질병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최근의 집단폐사 실태조사는 시.군에서 양봉 농가를 상대로 전화조사한 결과로
농촌진흥청에 피해 예방과 대책 등을 마련해 달라는 건의를 했다"며 "조만간 농가를 직접 방문하는 등
정밀조사를 시행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i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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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HIS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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